1. 들어가는 글일본 나라현(奈良県) 덴리시(天理市)의 이소노카미 신궁(石上神宮)에는 1,600여 년 전 백제에서 건너간 철검 한 자루가 소장되어 있다. 몸체 양옆으로 나뭇가지 모양의 칼날이 세 개씩 뻗어 나와 마치 사슴뿔이나 명협(蓂莢, 상서로운 풀)을 형상화한 듯한 이 검의 이름은 칠지도(七支刀). 전체 길이 74.9cm, 앞뒤 면에 금으로 상감된 61자의 명문이 새겨진 이 유물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, 4세기 후반 백제 근초고왕(近肖古王, 재위 346~375) 시대 국력의 실체와 고대 한일 관계의 성격을 보여주는 1급 사료다. 이 글은 칠지도의 발견 경위부터 명문 해석을 둘러싼 한일 학계의 논쟁, 백제의 철기 기술, 당시의 영토·외교적 실체, 그리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까지 차례로 살펴본다.2. ..